아프리카 대륙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4%도 되지 않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사막화, 물 부족, 생태계 파괴는 이미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며, 이는 빈곤, 식량 위기, 분쟁, 난민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세 가지 핵심 환경 문제를 중심으로 아프리카가 직면한 기후변화 불균형의 실태와 미래 전망, 그리고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과제를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1. 사막화: 초원의 소멸과 생존의 위기
사막화는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이 결합해 토지가 점차 황폐해지는 현상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동 등 건조·반건조 지역에서 특히 심각합니다. 아프리카 사헬(Sahel) 지역은 그 대표적인 피해지로, 사하라 사막이 매년 남쪽으로 약 5km씩 확장되면서 초원과 농경지가 모래에 잠기고 있습니다. 기온 상승과 강수량 감소는 토양 수분을 빼앗고, 무분별한 벌목·과도한 방목·농경지 과잉 이용이 토양의 비옥도를 떨어뜨리며 사막화를 가속화합니다. 사막화가 진행되면 농업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차드 호수 유역은 지난 50년간 농경지의 90% 이상이 사막으로 변했고, 그 결과 수백만 명이 생계 기반을 잃었습니다. 목축 민들은 가축의 먹이와 물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부족 간 갈등과 무력 충돌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사막화는 단순한 환경 파괴가 아니라 기아, 빈곤, 난민 발생, 심지어 내전까지 이어지는 사회·경제적 위기의 뿌리입니다. 미래 전망은 더욱 우려스럽습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2050년까지 평균 기온이 3도 이상 상승하고 강수량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토양 유기물 손실과 사막화 속도를 크게 높일 것입니다. 대응책으로 아프리카 연합(AU)은 ‘그린 월(Great Green Wall)’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세네갈에서 에리트레아까지 약 8,000km 길이의 인공 숲을 조성해 사막 확산을 막고 토양을 복원하려는 계획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토양 회복과 식생 복원이 성공 사례를 보이고 있으나, 정치적 불안정, 자금 부족, 기술 인프라 미비로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사막화 방지는 단기적 토지 복원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 지역 주민 참여, 국제사회의 장기적 지원이 필수입니다. 사막화는 국경을 넘어 기후 난민, 식량 위기, 국제 안보 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전 세계가 공동 대응해야 하는 인류적 과제입니다.
2. 물 부족: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기본적인 결핍
물 부족은 단순히 마실 물이 부족한 문제를 넘어, 생존과 직결되는 복합적인 위기입니다. 특히 아프리카는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감소, 증발량 증가, 인구 급증이 맞물리면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사하라 사막 남쪽의 사헬(Sahel) 지역과 동아프리카 일부 국가는 연중 절반 이상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며, 지하수 고갈과 하천 수량 감소가 생활과 경제를 동시에 위협합니다. 대표적으로 나일강, 콩고강, 니제르강 같은 대규모 하천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나일강은 상류 지역의 강수량 감소와 댐 건설, 인구 증가로 유량이 줄어들며, 수단·이집트·에티오피아 간 물 분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물 부족은 농업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져 식량 위기를 악화시키고, 깨끗한 물이 없는 지역에서는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매년 수백만 명이 오염된 물로 인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해결을 위해 일부 국가에서는 빗물 저장, 해수 담수화, 지하수 개발, 물 재활용 같은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인프라 건설에는 막대한 자금과 안정적인 행정이 필요합니다. 내전, 부패, 국제 원조 부족은 이러한 노력을 방해하는 주요 장애물입니다. 물 부족 문제는 기후변화 적응의 핵심 과제로, 단순한 환경 대책을 넘어 인권과 안보 문제로 접근해야 하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3. 생태 파괴: 사라지는 야생의 보고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생태계를 보유한 대륙으로, 사바나, 열대우림, 사막, 고산지대 등 각기 다른 환경에서 수천 종의 고유 동식물이 살아갑니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의 압박으로 이 ‘야생의 보고’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하라 남부 지역에서는 사막화가 초원의 식생을 줄이며 초식동물의 먹이 부족을 초래하고, 그 결과 육식동물 개체 수까지 감소합니다. 동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빙하는 지난 100년간 80% 이상 사라져, 빙하 용수에 의존하던 하류 생태계와 농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의 열대우림은 벌목과 농경지 개간, 산불로 매년 수천 헥타르씩 줄어들고 있으며, 이곳 고유종의 절반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아프리카 코끼리, 코뿔소, 치타 등 대표적인 야생동물은 서식지 축소와 불법 밀렵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자연의 손실이 아니라, 생태계 서비스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숲과 습지가 줄어들면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져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수질 정화·홍수 조절·토양 비옥화 같은 자연의 기능이 사라집니다. 관광 산업도 큰 피해를 입습니다. 사파리와 야생동물 관찰로 생계를 유지하던 지역사회는 수입이 줄어들고, 경제적 압박은 다시 불법 밀렵과 산림 훼손을 부추깁니다. 이는 생태 파괴와 빈곤이 서로를 강화하는 악순환입니다. 아프리카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보호구역 확대, 지역 주민의 참여형 보전 프로그램,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 그리고 국제사회의 재정·기술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야생의 보고’라는 타이틀은 머지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