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단순한 암호화폐 활용을 넘어, 사회 시스템 전반의 디지털 신뢰 구조를 구축하는 핵심 인프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분산신원(DID, Decentralized Identity), 헬스케어 데이터의 통합과 보호, 스마트 모빌리티 기반 교통 인프라 혁신에 블록체인을 접목하여 투명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본 글에서는 유럽이 주목한 이 세 가지 분야에 대한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방향과 구체적 사례, 그리고 기술적·제도적 과제를 심층 분석한다.
1. 분산신원(DID): 디지털 정체성의 유럽 혁신
유럽의 디지털 신원 전략으로 유럽은 오랜 기간 개인정보 보호와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구해 왔다. 특히 GDPR(일반 개인정보보호법)을 기점으로 개인정보를 기업이 아닌 개인이 직접 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이 확산되었고, 이러한 기조는 분산신원(DID) 기술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DID는 중앙 서버에 저장되는 ID 체계가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직접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기술이다. 유럽연합의 실제 정책과 프로젝트는 EU는 2021년 EU 디지털 신원 프레임워크(EUDI Wallet)를 발표하며 블록체인 기반 신원 시스템 구축을 공식화했다. 이 지갑을 통해 시민은 운전면허, 학위, 은행 정보, 의료기록 등 다양한 정보를 스스로 보관·제공할 수 있으며, 공공·민간 서비스 이용 시 인증 역할을 할 수 있다. ESSIF(European Self-Sovereign Identity Framework)는 유럽 블록체인 서비스 인프라(EBSI) 내 DID 표준화를 위한 핵심 프로젝트 eIDAS 2.0: 전자식 신원 확인과 인증을 위한 규제 체계, 블록체인 기반 DID를 포함한다. 기대 효과 및 과제는 프라이버시 보호로는 사용자는 필요한 정보만 공개하며, 데이터 오용을 방지한다. 공공 행정 간소화로는 행정기관 간 문서 연동이 자동화되어 효율성 증대하고 국가 간 이동성 강화하여 유럽 내 다양한 국가에서 동일한 DID 시스템으로 신원 검증 가능하다. 단, DID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확보, 표준화된 인증 구조, 법적 수용성 확보 등이 필수적이다. EBSI(European Blockchain Services Infrastructure)는 분산신원뿐 아니라, 자격 증명, 사회보장 기록, 행정 문서 검증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제공하며, 유럽의 디지털 주권 강화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국가와 기관들은 기술 표준을 함께 논의하고, 각국 시스템 간 호환성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DID가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 사회에서의 시민 권리와 데이터 통제권을 구현하는 인권 기반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럽은 이를 통해 단일한 디지털 신원 체계를 구축하여 행정의 효율성과 공공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기술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 의료 분야: 환자 중심의 블록체인 의료 생태계
블록체인의 의료 적용 배경으로 유럽의 의료 시스템은 공공성이 강하고,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구조다. 그러나 전통적인 의료정보 시스템은 병원 간 호환성이 떨어지고, 환자의 데이터 접근권이 제한되어 있다. 블록체인은 의료정보를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기록·공유하면서도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와 실증 사례는 다음과 같다. MyHealth@EU는 EU 차원의 건강 정보 교류 네트워크로, 환자가 유럽 내 어디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의료 기록을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블록체인 기술이 의료기록의 무결성과 접근 기록 추적에 적용된다. PHIRI(구체적 팬데믹 대응 의료 정보 플랫폼)는 EU의 공공보건 대응 프로젝트로, 다양한 국가의 감염병 데이터를 신뢰성 있게 연결하는 데 블록체인이 활용된다. Estonia e-Health는 에스토니아는 전 국민의 건강 기록을 블록체인 기반 전자시스템에 통합 관리하여, 누구나 본인의 진료 이력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음. 병원 간 정보 공유도 블록체인을 통해 진행한다. 효과 및 한계로는 데이터 위·변조 방지로 의료기록의 신뢰도 확보할 수 있고, 환자 중심 정보 통제 할 수 있으며 환자가 데이터 접근 권한을 지정할 수 있다. 공공보건 데이터 활용 증대 할 수 있다. 감염병 대응, 정책 설계에 실시간 데이터 활용 가능하다. 단, 여전히 일부 병원 시스템의 디지털화 수준이 낮고, 데이터 암호화와 DID 연동 등 기술 통합 과정에서의 복잡성이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3. 교통 시스템: 스마트 모빌리티와 블록체인의 융합
오늘날 도시 교통 시스템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에서 벗어나, 대중교통, 자율주행차, 전기차, 공유 모빌리티, 라스트마일 이동수단(킥보드, 자전거 등)을 통합하여 도시 내 이동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복합적이고 실시간성이 요구되는 교통 시스템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교통 시스템 내에서 데이터 투명성, 거래 자동화, 보안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평가받습니다. 예를 들어, Mobility-as-a-Service(MaaS)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이동 수단을 하나의 앱에서 예약·결제·이용할 수 있게 되는데, 이 과정의 모든 트랜잭션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위변조가 불가능한 이동 이력이 생성됩니다. 이는 이용자의 신뢰를 높이고, 각 서비스 운영자 간 정산 과정도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서도 블록체인이 활용됩니다.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는 전기차의 충전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에너지 사용 이력, 탄소 배출량, 전력 공급원 정보 등을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는 탄소 크레딧 거래, 친환경 보조금 정산 등에도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더 나아가, 자율주행차가 수집하는 주행 정보나 사고 이력, 유지보수 기록 등도 블록체인에 저장하면, 차량의 신뢰성과 이력 관리의 신뢰도가 크게 향상됩니다.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고자 하는 도시에서는, 신호등, 대중교통 배차, 실시간 교통량 등 다양한 센서 기반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연동함으로써 도시 전체의 교통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원(DID)을 접목하면, 개인의 신원정보와 교통 수단 이용 기록을 안전하게 연결할 수 있어 마일리지, 정산, 보험 등과도 연계가 가능합니다. 다만 블록체인을 교통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트랜잭션 처리 속도, 네트워크 통신 안정성, 디바이스 간 호환성 등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특히 자율주행차나 대중교통처럼 실시간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레이턴시(지연 시간) 문제가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경량 블록체인, 프라이빗 체인, 엣지 컴퓨팅 기술과의 연계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